꿈이 있는 공간, 사직야구장
꿈이 있는 공간, 사직야구장.
사직야구장 정문에서 만난 ‘낯선 풍경’7월 15일, 사직야구장 정문에서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바이올린, 트럼펫 그리고 드럼까지, 저마다 하나씩 악기를 품은 아이들이 한 곳을 보고 둥글게 자리잡았다. 아이들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지휘자 선생님이 있었다. 이내 선생님의 박력 넘치는 지휘가 시작되고 아이들의 연주가 사직야구장 앞 광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흥겨운 멜로디에 이끌려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곧 아이들을 중심으로 수 많은 이들이 둘러서서 연주를 관람했다. 연주가 끝나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즉석연주를 펼치고 있는 금사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아이들
이 아이들은 금사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학생들로 당일 롯데자이언츠와 넥센의 사직 홈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멋진 공연을 펼쳐 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이 날 부산에는 많은 비가 쏟아졌고 경기 시작 전 일찌감치 우천취소가 선언됐다.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던 오케스트라 동아리 학생들이 경기장 정문에서 즉석 연주를 펼친 것이다. 이들은 다음날 경기 시작 전 수많은 야구 팬들 앞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
꿈을 향해 캐치 미!롯데자이언츠는 6월 14일 동래교육지원청과 ‘꿈을 향해 캐치 미’’ 사회공헌 협약식을 가졌다. 제목 그대로 아이들의 꿈을 위한 약속이며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선수 멘토링 교실, 예술 동아리 공연행사, 야구경기 관람 등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금사초등학교의 오케스트라 동아리 학생들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초청되어 공연을 했던 것이다.이후 경기들에서는 약 2달에 걸쳐 온천초 학생들의 우쿠렐레 공연, 유락여중, 다송중, 중현초 학생들의 난타 공연 등이 펼쳐졌다. 야구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하나같이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경기 당일 공연을 준비 중인 아이들을 보면 하나같이 얼굴에 생기(生氣)가 가득하다. 이는 비단 공연을 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멘토링 교실에 참여한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멘토링 교실이란 홈경기가 있는 날 지역 학생들을 초대, 롯데자이언츠 선수가 직접 일일멘토가 되어 경기 전 만남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꿈’을 이루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떻게 하면 야구선수가 될 수 있는지’가 아니다. ‘어떻게 야구선수가 될 수 있었는지,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 멘토링 교실이 끝난 후 기념촬영 중인 박준서 선수와 학생들
박준서 선수가 멘토링 교실을 하는 날 현장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는 롯데자이언츠의 1군 선수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줬다. 박준서 선수는 순수한 아이들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해졌고 야구가 정말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며 고백하기도 했다. 가족이 생기고 어깨가 무거워졌을 때도 그 좋아하던 야구가 너무 힘들기만 했었단다. 그러던 중 하루는 학창시절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 할 때처럼 야구를 대해보자며 스스로 다짐을 했고, 그는 오랜만에 야구를 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부터 다시 진심으로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그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일을 가장 즐겁게 할 때,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아이들 역시 박준서 선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응원하는 값진 자리였다.
꿈 꾸는 공간, 진화하는 공간, 사직야구장어쩌면 사직야구장은 처음부터 꿈을 꾸는 공간이었다. 구장이 처음 지어질 때 그 누군가는 언젠가 이곳에서 멋진 야구경기가 펼쳐지길 꿈 꿨을 것이다. 또한 프로야구가 시작하고 지금까지 수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리라는 꿈을 꾸며 사직야구장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뿐만 아니다. 부산시민, 그리고 롯데자이언츠의 팬들은 다시 한 번 팀이 우승하는 순간을 꿈 꾸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직야구장이라는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꿈을 꾸고 있었고, 이는 모두 ‘야구’를 통하고 있었다.
▲ 수 많은 꿈이 모이는 공간, 사직야구장
그리고 사직야구장은 더 진화된 공간이 되었다. 이제는 ‘야구’가 아닌 그 어떤 꿈이라도 환영 받고 존중 받는 공간이 된 것이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아이들 중 누군가는 장래에 훌륭한 연주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을 수도 있다. 롯데자이언츠의 ‘꿈을 향해 캐치 미’ 프로그램이 그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며 또한 누군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꿈을 꾸고, 이루는 곳. 그리고 꿈을 말하고, 공유하고, 응원하는 곳, ‘사직야구장’.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하며 영원히 우리네 삶과 함께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