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칼럼]‘시련 속의 발전’ 전준우의 성장은 아직도 현재진행 중!
롯데자이언츠의 외야수 전준우ྻ)는 신인이던 지난 2008년, 결승 만루 홈런을 포함 3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활약으로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올해는 2013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역전 2점 홈런을 비롯 4타수 3안타 2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올스타전 MVP에 선정됐다. 이로써 전준우는 1,2군의 올스타전에서 모두 MVP를 수상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 2군 올스타 MVP 전준우, 1군의 기대주가 되다!
건국대 출신의 전준우는 2007년 여름에 있었던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로 지명되어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데뷔 첫 해부터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에 선정되는 등 기대를 모았다. 2008년 9월이 되어서야 뒤늦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전준우는 15경기에서 1할의 빈약한 타율྾타수 3안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 3개의 안타가 모두 2루타였을 정도로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전준우가 본격적으로 그 이름을 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였다. 외야수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전준우는 4월까지만 해도 1할5푼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던 전준우는 5월이 되자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하며 롯데 타선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i월 이후의 전준우는 3할이 넘는 타율과 더불어 19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팀 타선에 큰 힘을 보탰다. 전준우의 홈런은 유난히 극적인 상황에서 많이 나왔고, 그런 만큼 팬들도 젊은 스타의 탄생에 환호했다. 그 해 전준우는 .289의 타율과 19홈런 16도루를 기록하며 차세대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 후보로 기대를 높였다.
시즌의 전준우는 팀이 소화한 133경기에 모두 출장해 마침내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은 11개로 전년도보다 줄어들었지만, 23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38개의 2루타는 리그 1위였다. 주로 1번 타순에 기용된 전준우는 97번이나 홈을 밟아 득점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비록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외야수 가운데 4위에 그쳐 수상에 실패했지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 출신의 전준우가 1군 무대의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 시련 속의 지난 2년, 한계를 체험하다?
시즌을 앞두고 롯데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던 화두는 ‘포스트 이대호는 누가 될 것인가?’였다. 일본으로 떠난 이대호의 빈자리를 대신해 중심타선에 포진할 선수가 누구일까를 두고 팬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여러 후보가 거론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선수는 바로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2011년에 3할을 쳤던 선수고, 2010년에는 114경기에서 19홈런을 때린 경험이 있는 ‘성장 중인’ 젊은 선수였다. 전준우가 3~4번 타순에서 3할 안팎의 타율과 2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록해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전준우에게 있어 2012시즌은 시련의 시기였다. 풀타임 3년 만에 모든 기록이 퇴보했다. 3할을 넘나들던 타율은 2할5푼으로 뚝 떨어졌고, 홈런도 7개에 그쳤다. 중심타자로서의 활약을 기대했던 전준우는 고작 38개의 타점만 기록했고, 21개의 도루는 별다른 위안이 되지 못했다. 손아섭이 최다안타 1위에 올라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강민호가 4번 타자 역할을 하는 동안 전준우는 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맞이한 올 시즌, 전준우를 향한 팬들의 기대는 여전히 높았다. 지난해의 부진은 일시적인 것일 뿐, 올해는 다시 좋은 타격을 보여주며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랬다. 그러나 전준우는 올해도 팬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말았다. 타율은 2할7푼5리로 작년보다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7개에 그친 홈런 숫자는 팬들이 바라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호의적이던 롯데 팬들의 시선도 점점 싸늘하게 식어갔다. 2010년과 2011년의 2년 동안 리그 정상급 선수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선수가 20대 후반이 되어서 맞이한 지난 2년 동안 성장은커녕 후퇴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었으니 팬들의 실망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전준우의 지난 2년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 전준우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시즌의 전준우는 모든 면에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의 전준우는 다르다. 잘했던 두 시즌에 비하면 부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성장의 흔적도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 전준우가 그 동안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기록들이 몇 있다.
사실 전준우는 선구안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팀 동료 손아섭도 나쁜 볼에 손이 나가는 ‘배드볼 히터’로 유명하다. 하지만 손아섭이 그 나쁜 볼도 안타로 연결시키는 재주가 있는 타자라면, 상대적으로 전준우는 나쁜 볼에 방망이를 휘둘러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았다. 2010년부터 3년 동안 전준우의 삼진 개수는 볼넷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2년 연속 100개 이상의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팬들이 아쉬워하던 전준우의 대표적인 약점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의 전준우에게는 그 약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올 시즌 팀이 소화한 128경기에 전부 출장한 전준우는 전체 타자들 가운데 4번째로 많은 65개의 볼넷을 얻었다. 반대로 삼진은 77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2010년에 3.42에 달했던 삼진/볼넷 비율이 올해는 1.18로 대폭 낮아졌다. 선구안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전준우는 올 시즌 3할6푼7리의 비교적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고, 이는 2011시즌(.366)을 뛰어넘는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이다.
또한 올 시즌의 전준우는 득점권 상황에서 3할1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고, 이는 손아섭(.313)을 뛰어넘는 팀 내 1위다. 그 결과 전준우는 올 시즌 개인 통산 최다인 66개의 타점을 기록했고, 손아섭개)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타를 때려낼 수 있었다.
선구안이 좋아지고, 득점권 상황에서의 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타석에서 집중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볼을 골라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고, 그렇게 길러진 참을성은 앞으로의 전준우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물론, 과제도 확실히 남았다. 3년 전에 19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선수가 2년 연속 7홈런에 그쳤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2010년에 5할을 넘었던 장타율이 작년과 올해는 3할대 후반에 머물렀다. 게다가 올 시즌의 득점권 타율은 높았지만, 정작 득점권 상황에서의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장타력 회복은 향후 전준우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필수 과제다.
야구에서 선구안이 좋은 타자는 쉽게 무너지거나 부진에 빠지지 않는다. 전준우는 몇 년 간의 노력을 통해 자신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를 해결했다. 남은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예전의 파워를 회복하는 것뿐이다. 지난 2년 동안의 힘겨웠던 1보 후퇴는 앞으로의 더 큰 도약을 위한 도움닫기 과정이었음을 실력으로 증명해주길 기대해 본다.
// 김홍석(롯데자이언츠 칼럼니스트)